결재 받는 대통령 광주청년학생대회 준비위원회 학생들이 국정농단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결재 받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남도일보> |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은 침몰 직전이다. 분노한 국민들은 집안 살림보다 나라 걱정이 크다. ‘호랑이에 열두번 물려가도 정신 차리라’고 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때인데 모두들 정신줄 놓고 있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문제는 ‘사태’가 아니다. ‘수습’이다. 수습에 나서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최순실’만 말한다. 대통령이 중심인물인데 왜 최순실만 말하는가.
언론은 며칠째 그 중심인물을 최순실이라고 한다. 정치권도 그렇다. ‘비선실세’를 키워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사태의 중심인물은 박근혜 대통령인 것이다. 국민을 참담한 지경으로 몰아넣고 분노하게 만든 주인공은 대통령이지 결코 최순실이 아니다. 대통령이 최순실로 하여금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측근들을 종 부리듯 할 수 있었던 것도 대통령의 비호가 없으면 가능했겠는가. 행정고시에 합격해 유능한 공무원으로 인정받은 인재들도 3급이 되려면 20년이 걸린다. 대통령은 여성 헬쓰 트레이너를 3급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그 비서관은 최순실의 ‘시중’을 들었다. 코메디다.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됐다.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작품’
신뢰 잃은 대통령은 수습 불가
정당이 아닌 나라를 구할 때다
잘못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최순실인가, 대통령인가. 삼척동자에게 물어도 대통령이다. ‘문고리 3인방’도 최순실을 모셨다. 이것도 최순실 때문인가? 아니다.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재벌기업으로부터 ‘기부’ 받아 설립했다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은 누가 만들었는가. 청와대 사람들이다. ‘재단’은 최순실이 좌지우지 했다. 문체부도, 이화여대도 최순실을 ‘시중’들었다.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사람들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수습이다. 누가 나서야 하는가. 대통령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아니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대통령은 신뢰를 잃었다. 더욱 ‘사태’를 유발한 핵심인물이다. 대통령에게 수습을 맡길 수도, 맡겨서도 안 되는 이유다.
‘최순실 게이트’라고들 한다. 언론도, 정치권도.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하자. ‘박 대통령 게이트’다. 어색하면 ‘청와대 게이트’라고 하자.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대통령에게 이래라 저래라,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있는가. 없다. 해서도 안 된다. ‘수습’에서 대통령은 빠져야 한다. 실상을 왜곡하고 어정쩡하게 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사실상 ‘유고(有故)’상태다. 최순실의 사람들-본인은 물론 고영태와 차은택 등-은 모두 검찰 수사에 응하고 있다. 검찰이 하든, 특검이 하든 수사 결과는 뻔하다. 기업에서 ‘삥’ 뜯어 재단 만들고 거기서 돈 챙긴 것이다. 연설문 등 청와대 문서를 준 것은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이화여대도, 김종 차관으로 대표되는 문체부도 모두 대통령이 해도 된다고 해서 한 일들이다. 최순실 수사 결과는 국민 모두 알고 있다.
돈 먹은 만큼 벌 받고, 대통령 대신 벌 받는다. ‘삥’ 뜯긴 기업들은 그 돈 만큼 횡령이나 유용, 배임죄로 고생 좀 하겠지만 익숙하다.
문제는 대통령이다. 이 판에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태의 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모든 통치 행위는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모든 것이 드러난 판이다. 진솔하게 털어 놓고 국민의 용서를 비는 것뿐이다. 그리고 거국내각이든 뭐든 3부 요인과 정치지도자들의 합의하에 국정을 안정시켜줄 것을 바라야 한다. 정치권도 제 의견만 내세워선 안 된다. 만나라. 합의가 안 되면 학자들이나 원로들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정당이 아니라 나라를 구해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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