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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불갑산 호랑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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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불갑산 호랑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

117년의 기다림, 이제는 영광으로 돌아와야 할 때

불갑산 호랑이.jpg

1908년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산. 어느 겨울날, 호랑이 한 마리가 사냥꾼이 설치한 함정에 빠졌다. 몸길이 160cm, 신장 95cm, 체중 약 180kg. 당시 10살 안팎의 암컷으로 추정되는 호랑이는 그 해 마지막 숨결을 불갑산 기슭에 남기고 인간에게 포획됐다. 이 호랑이는 다름 아닌,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로 기록된 불갑산 호랑이였다.

당시 포획자는 평범한 농부였다. 그는 포획한 호랑이를 일본인 부호 하라구찌에게 200만원에 팔았다. 1908년 당시 200만원은 논 50마지기를 살 수 있는 거금이었다. 하라구찌는 이 호랑이를 일본으로 가져가 박제했고, 1909년 일본인 학생들이 다니던 목포 유달초등학교(구 심상소학교)에 기증했다.

현재, 그 박제 호랑이는 여전히 목포 유달초등학교 교내에 전시되어 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곳에서, 아무 말 없이 조선의 멸종을 증명하고 있다. 세월은 그를 흑백으로 바꿔놓았고, 한때 위풍당당했던 호랑이의 모습은 이제 백화현상으로 빛을 잃어가고 있다.

목포 유달초에 전시된 불갑산 호랑이는 현재까지 국내에 보존된 유일한 ‘조선 호랑이(Amur tiger)’의 실물이다. 그 가치는 단순한 박제를 넘어, 한국의 야생과 자연, 역사와 멸종의 교차점에 놓인 살아있는 상징물이다. 일본 제국주의와 한반도의 근현대사가 교차하던 시점에서 이 호랑이는 마치 조선의 생명력마저 뺏긴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불갑산 호랑이는 영광의 자연에서 태어나, 영광의 품에서 사라진 존재다. 그럼에도 117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향 땅이 아닌 곳에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무관심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실 영광군은 2015년도에 유달초에 공식적으로 박제 반환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유달초는 “호랑이는 학교의 상징이며, 역사의 일부”라는 이유와 “동문들의 반대”를 근거로 요청을 거절했다.

이제는 불갑산 호랑이를 고향으로 다시 데려와야 할 때다. 단순한 박제 회수가 아니라, 호랑이의 고향 불갑산에 기념관 또는 생태문화관을 조성하고, 박제 호랑이를 중심으로 조선 호랑이의 생태·역사적 가치를 조명해야 한다. 이는 영광군의 관광 자원화와 문화 정체성 회복은 물론, 미래 세대에게 ‘기억해야 할 자연과 역사’를 선물하는 일이다.

불갑산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멸종된 조선 호랑이의 마지막 기록,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 그리고 영광의 정체성이 이 박제 하나에 모두 응축되어 있다.

우리는 이제 묻는다. “왜 아직도 불갑산 호랑이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는가?”

117년 전, 산을 울리던 조선의 마지막 맹수는 이제 백색으로 변한 몸을 한 채 조용히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영광군과 지역민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시간이다. 불갑산 호랑이가 마지막 숨을 쉰 그 고향 땅, 영광 불갑산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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