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사활을 걸면서 지역사회가 선거 분위기로 뒤덮이고 있다. 이로인해 주민 사이 에서는 피로감과 불쾌감이 동시에 퍼지고 있다.

최근 열린 군민의날 체육대회, 이장단 연찬회, 마을 축제 등에는 정치인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일부 입지자는 행사 전부터 동선을 미리 파악해 인사하 거나, 사진 촬영을 위한 자리를 사전에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행사에 간 건지 정치 행사에 동원된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이와 동시에 도로 곳곳에는 추석 인사 명목의 현수막이 무더기로 내걸렸 다. 일부는 특정 인물의 이름과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형태여서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공직선거법 제90조는 선거일 전 180일 이내에는 후보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각종 인쇄물이나 현수막 게시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처벌 대상이될 수 있다.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명 절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대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현수막을 통한 명절 인사나 행사장에 서 특정인을 연상시키는 활동은 모두 위법 소지가 있는 만큼 집중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입지자들은 “명절을 맞아 주민 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정치 활동”이라며 해명하지만, 지역 정가에 서는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책이나 비전 제시는 없이 행사장만 쫓아다니며 얼굴을 알리는 식의 활동은 오히려 유권 자들의 거부감을 키울 뿐”이라며 “진정 성을 갖고 접근하지 않으면 외면받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주민 사이에서도 “명절마다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출몰’에 지쳤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주민은 “어떤 정책을 갖고 지역을 바꿀지 말은 없고, 오직 ‘얼굴 알리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방선거가 9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추석이라는 대형 명절을 기점으로 정치권 입지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급함이 오히려 주민들과의 거리만 더 벌리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