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균 씨?"

그런 그의 곁으로 누군가 다가와 물었다.

"누구시죠."

하균이 고개를 들어 상대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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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외모가 여자의 시선을 강탈했다.

여자는 숨이 멎는 듯한 아찔함을 느꼈다.

정하균. 대한민국 기업의 중심, 가온그룹 둘째아들.

세간에 극히 모습을 드러내길 꺼려하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형을 대신 해 차기 후계자로 혜성처럼 나타난 남자.

가온그룹의 뼈대인 가온전자의 새 대표이사로서, 그가 사업에 손을 대자마자 가온그룹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온의 숨겨진 히든카드라 불릴 만큼 재계에서 유명한 남자였다.

그가 형과 달리 엄청난 외모의 소유자인 것도 한몫했다.

그래서 제대로 얼굴을 드러내자마자 연예인 못지않은 주목을 받으며, 한마디로 요새 아주 핫한 젊은 기업가를 대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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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바로 눈앞에 있다는 것이 여자는 믿기질 않았다.

"맞구나, 아, 저 기억 안 나세요? 류세경이예요. 전에 유림건설 창립 기념일 파티 때 인사 나누었던."

류세경?

하균의 눈매가 가늘게 여며졌다.

유림건설 창립 파티라면 얼마 전에 있었던 파티를 말하는 건가.

의무적으로 참석해서, 얼굴을 비추고 온 자리였다.

그때 하도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 인사를 하는 바람에, 일일이 얼굴을 기억할 수는 없었다.

"그러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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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셨나 봐요. 저도 혼자 왔는데, 괜찮으시면..."

"정하균!"

그를 알아보고, 또 다른 누군가가 다가왔다.

하균의 시선이 목소리의 주인에게로 향했다.

"차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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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남자는 동갑내기 사촌이자, 정신과 의사인 현우였다.

현우를 본 하균은 여자를 향해 말했다.

"제가 선약이 있어서요."

선약? 

현우가 무슨 뜻이냐는 듯 하균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