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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처음 가본 곳

  • 작성자 : 구성진
  • 작성일 : 19-12-09 09:51
  • 조회수 : 1,092

보내주신 50만 원(원문→50달러)짜리 수표를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받으면 안될 거 같아서요.

제 용돈으로도 필요한 모자들을 사고도 남는 걸요.

지난 번 편지에서 여성용 모자 가게 얘기를 너무 경솔하게 꺼낸 거 같아서 죄송해요.

생전 처음 가본 곳이라 그만 너무 경솔했네요.

용돈이 부족하단 얘기를 아니었는데!

제가 받는 것보단 자선단체에 건네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요.

제가 어제 부친 편지내용에 대해 용서해주실 거죠?

저도 부치고 나서야 제 말이 좀 심했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돌려받으려고 노력했는데, 나쁜(원문→짐○ 같은) 우체국 직원이 그러길 거부하더라고요.ㅜ_ㅜ

지금은 한밤중이에요.

제가 넘(너무) 벌레 같이 느껴져서 몇 시간동안이나 자질 못하고 있었어요.

벌레요… 다리가 수천 개는 달린 은혜를 모르는 벌레요… 이 상황에서 제가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서재로 향하는 문을 조용히 닫았어요. 줄리아와 샐리가 깨지 않게요. 제 일기장에서 한 장을 떼어내 침대에 앉아 아저씨께 편지를 쓰고 있어요.

보내주신 수표(50만 원짜리 수표)에 대해 제가 너무 실례되는 말을 한 거 같아 거듭 사과를 드리고 싶어서요.

의도는 제게 친절을 베푸시려는 것이었을 텐데, 제가 모자 같은 쓸데없는 것에만 너무 신경 쓰다 보니 경솔했던 거 같아요.

주신 호의(50만 원짜리 수표)는 최대한 빨리 반송해야할 거 같아요. 

더욱이 이번 경우는 꼭 돌려드릴 거예요.

이게 저와 다른 여자애들의 차이에요.


www.sam-woo.co.kr

여자애가 다른 이에게서 응당 뭔가를 받을 수 있어요.

그분이 아빠나 엄마 아니면 이모나 삼촌이시라면요.

하지만 전(저에겐) 그런 친척분들이 안 계신 걸요.

이 경우도 그냥 제게 할머니(키다리아저씨)가 계신 거처럼 아저씨가 꾸며주시는 거잖아요, 아무리 상황극이라지만 아저씨가 제 진짜 할머니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전 잘 알아요.

전 그냥 혼자인걸요… 벽에 등을 기댄 체 한 발짝도 더 물러나지 않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아이요… 한번은 제가 집시가 아닌지 적어도 그런 유형의 아이는 아닌지 생각했더랬어요.

아빠? 지금 주시는 용돈(매달 35만원. 35달러가 35만원임) 이상의 돈은 어떤 경우라도 받지 않겠어요.(여주인공이 키다리 아저씨로부터 받는 학비 및 식대 및 용돈에 관해서는 다음의 글 참조바람. 1장 #21 

그리고 지금 주시는 돈들(학비, 식대, 기숙사비, 용돈 등등)도 제가 그럴 수 있을 만큼 성공한 작가가 되면 차츰차츰 갚아 나갈 거예요. 그게 아무리 큰 부채가 되어 있더라도 언젠가 꼭 갚을 거예요. 그러니 빛을 계속 질 순 없어요.

제가 모자와 그런 걸 좋아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들로 제 미래를 저당 잡힐 순 없어요.

절 용서해주실 거죠, 그래주실 거죠, 왜요 너무 무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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