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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 작성자 : 이지은
  • 작성일 : 20-01-06 10:40
  • 조회수 : 869

호텔로 돌아온 선우는 곧장 호텔 내부에 있는 헬스클럽으로 향했다.

몸에 피트되는 트레이닝복을 차려입은 그는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단정하게 각 잡힌 정장에 가려져있던 그의 다부진 근육이 그의 걸음걸음마다 예사롭지 않게 움직였다.

클럽에서 운동을 하던 남자건, 여자건 할 것 없이 한 번쯤 선우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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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복잡한 머리를 짚으며 러닝머신 위에 오른 선우.

가볍게 조깅을 하듯 시작하다 점점 몸이 풀리자 속도를 높였다.

'지워야 돼. 아무 생각도 하지마.'

선우는 탄탄한 다리로 달리며 속으로는 제게 끊임없이 주문을 외웠다.

이별을 하러 돌아왔지 다시 사랑해보자고 온 게 아니었다.

차 회장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온 거지, 도하가 보고 싶어 온 건 절대로 아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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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해서도 안 된다는 걸 선우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 때문이잖아.'

선우는 빠르게 돌아가던 러닝머신을 멈추고 그대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선우가 20년 동안 봐왔던 도하는 화를 참지 않을지언정 참지 못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뭐든 부딪혀야 직성이 풀렸고, 함부로 남 앞에서 운 적도 없었다.

깊게 가라앉아 있던 선우보다 훨씬 더 밝고 생기가 넘치던 사람이었는데......

핏대가 설 정도로 화가 나서 노려보면서도 울먹이는 그 얼굴이 잊히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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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순간, 절대 부서지지 말자던 마음의 벽이 조금씩 금이 가는 게 느껴졌다.

고작 하루 만에.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선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자신의 마음부터 부정했다.

우는 도하를 다시 한 번 안아주고 싶고, 미안하다고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부터 정리해야만 했다.

내 마음도, 도하의 마음도 모두 괜찮아져야 했다.

각자 원하는 걸 얻고 각자의 길을 가면 그걸로 된 거니까.

사사로운 감정이 아닌 목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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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을 위해서라면 그녀를 향한 마음을 외면한 채, 연기쯤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꼭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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