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던 사이, 누군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다.

새엄마인 미선이었다.

새벽 장을 보고 온 미선은 수현이 집에 들어온 것을 알고, 수현에게로 향하다 살짝 열린 방문 앞에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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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한편, 수현은 한숨과 함께 말을 이었다.

"중간에 문제가 생겼었어."

"뭐? 무슨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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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갑자기 웬 이상한 남자가 나타나서 내가 위험하다느니, 나한테 볼일이 있다느니 하면서 날 끌고 갔어."

"이상한 남자?"

"나 때문에 자기 형이 다쳤대. 그 사람 형이 의식 없이 병원에 누워 있다는 거 같아. 그런데 어떻게 그 일을 기억 못하냐면서 날 죽일 것 같은 눈으로 보더라."

'...............!'

미선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

'어떻게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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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거리가 가득 든 장바구니가 바들바들 떨렸다.

수현인 그날 이후로, 그날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었다.

'....대체 어떻게 그 남자에 대해 수현이가 알게 된 거지.........?'

미선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그날 사고 난 그 남자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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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에 대해서, 절대로 기억해내선 안 되는데.

'대체 그 기억을 누가 들쑤신 거야?'

미선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안은 채 뒤돌아섰다.

"뭐야.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니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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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던 수현은 자세한 얘기는 뒤로 미뤄두었다.

"나는 그쪽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 잘못 봤다고 했는데도 안 믿더라고. 아무튼...... 결론은 그 남자 때문에 선은 중간에 파투났다는 거야. 미안해. 내가 부탁해서 주선해 준 건데."

괜히 자신 때문에 혜정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괜찮아. 나는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정말 별 미친놈이 다 있다. 그래도 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사실."

"혜정아."

"내가 괜히 그 남자 얘길 꺼내서 네가 그런 맘먹은 것 같아서."

"또 그 소리. 내가 원해서 한 결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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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후, 그래 알겠다. 그나저나 맞선 본 남자는 어땠어?"

혜정의 물음에 수현은 잠시 뜸을 들였다.

"어? 뭐... 괜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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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그런 것 같지가 않은데?"

"아냐, 정말 괜찮았어. 날 잡자는 얘기까지 나왔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