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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변화 하나 없는 태도에 수현은 기가 막혔다.
이 남자 때문에 갑자기 쓰러졌고, 그의 집인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눈을 떴다.
덕분에 덤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고 선택했던 선까지 망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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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나오는 거지?
수현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건데."
그녀가 굳게 다물고 있던 입을 뗐다.
이내 수현은 소파에 앉아 있던 하균의 바로 앞으로 다가갔다.
"사람 잘못 보셨다고 제가 분명히 밝히지 않았나요? 전 당신을 어제 처음 봤고, 당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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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까지 모른 척하려고?"
그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하게 식었다.
"뭐, 지금도 여전히 죄책감 같은 건 전혀 없는 얼굴이긴 하네."
죄책감이라니,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런 강한 증오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죄책감을 가져야할 만한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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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누구한테 잘못하고 산 적 없어요."
수현의 눈가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그런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비릿하게 웃었다.
"그래. 그래서 형이 누워 있는 병원에 털끝 하나 비추지 않았겠지."
수현을 빤히 응시하던 그가 불현듯 수현의 팔을 확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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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코끝 가까이, 숨결을 내뱉었다.
아찔한 비누향이 스며들었다.
"누구 때문에 내 형이 숨만 쉬는 시체로 누워 있는데, 모른 척 그대로 도망쳐 버린 널, 내가 편히 살게 둘 것 같아?"
"..............!"
심장이 쿵ㅡ 내려앉았다.
섬뜩한 그의 한마디가 칼날처럼 다가왔다.
"형하고 무슨 관계였는지, 왜 널 구해 준 형을 두고 사라진 건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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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동굴과도 같은 목소리가 두려움을 파고들었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네."
수현은 다시 침착히 그를 밀쳐내며 말했다.
"못 들었어요? 전 지금 그쪽이 하는 말이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요. 지금 내 기억 속엔! 그쪽이든 그쪽이 말하든 형이든 아무도 없다고! 남의 선 자리 망쳐 놓고 지금 이게 무슨 짓이예요?"
"거짓말도 정도껏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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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음성과 눈동자가 그녀의 시선을 옭아맸다.
온몸을 감싸온 싸늘함에 등줄기가 저릿해졌다.
"그 뻔뻔한 얼굴, 더 이상 참아줄 생각 없다고."
그의 눈동자엔 살의만큼의 증오와 분노가 비쳐져 있었다.
알 수 없는 원한과 원망, 그리고 저주가 얽힌 채 드러나 있었다.
피해망상증 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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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미친 사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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