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지진

"이모님, 식사 준비 해주세요."

"밥 안 먹었어?"

"아니요, 전무님 식사하실 거요. 이제 깨울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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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아니, 주 실장님."

유모의 만류에도 선우는 아랑곳 하지 않고 2층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한층 예민해진 도하가 잠을 깨우면 굉장히 화를 낼텐데 하며 유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우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빼고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예상대로 곧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2층으로 올라간 선우는 도하의 방을 찾아 문 앞에 섰다.

막상 여기까지 오고 나니 그녀의 앞에 다시 돌아왔다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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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쥐었다, 폈다.

차 회장의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았던 그가 머뭇대며 서있었다.

머뭇대던 손을 들어 똑- 똑- 단정하게 떨어지는 소리로 노크를 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 다시 한 번 노크를 하곤, 조심스럽게 문을 연 선우.

암막커튼을 쳐두어 대낮인데도 칙칙하게 어두운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고집스럽게 본가의 방과 분이기며, 풍기는 향기와 온도까지 모든 것이 같았다.

서재와 통하는 문의 위치, TV와 마주보고 있는 소파, 함께 차를 마시던 테이블까지.

선우는 익숙한 향기를 맡으며 잠시 추억에 잠겼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굳게 닫힌 커튼 앞으로 향했다.

굵직한 커튼을 두 팔로 거뜬히 거두자 새하얀 빛이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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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는 도하의 얼굴을 훤히 비출 정도로 밝은 빛에 그녀의 눈썹이 움찍 떨렸다.

인상을 찡그리며 어렴풋이 눈을 뜬 도하가 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유모, 왜 안 하던 짓을... 커튼 걷지 말라고 했잖아요."

"오후 2시가 넘었습니다. 이제 일어나셔야죠."

다정한 유모의 목소리가 아닌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흠칫 떤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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